제목 | 그 아가씨가 나에게 황홀한 미소를 보낸 이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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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변종원(웅파) | 작성시각 | 2009/11/20 17:12: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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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경기 탓에 가게 손님은 물론, 지나는 사람도 뜸합니다. 모처럼 엄마 손을 잡고 아장아장 지나는 아기가 예뻐서 손이라도 흔들어주면 무서운지 얼른 엄마 뒤로 숨지요. 편견 없는 아기 눈에도 내 인상이 좋지 않은가 봅니다. 지금이야 나이 들어 불편한 것도 아쉬울 것도 없지만 젊은 시절엔 때때로 어려움도 겪었습니다.
삼십 여년 전, 부산에서 직장 다니던 총각 시절, 거제도 출장 갔다 돌아오는 여객선 터미널에 서 있는데 웬 예쁜 아가씨가 사람을 찾아 두리번대다 나를 발견하고는 반가운 듯 환하게 웃으며 사뿐사뿐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누굴까... 묘한 기대와 흥분으로 가슴이 뛰고 설레면서도 곧잘 사람 못 알아보는 실수를 저지르곤 하던 나였기에 순간 열심히 기억을 더듬어 보았지만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혼란과 긴장이 교차하는 사이, 다가 온 아가씨, 가방 속에서 대봉투 하나를 꺼내 나에게 내밀었습니다. 부산 터미널에서 누군가 이 서류를 기다리고 있는데 죄송하지만 부산 도착해서 전달 좀 해 주실 수 있느냐고... (물론, 물류가 발달한 지금은 사라진 풍경입니다.) 그럼 그렇지... 긴장이 풀려 나도 모르게 웃고 말았지요.
아가씨는 고맙다는 인사를 남기고 이내 돌아갔지만 초면임에도 환하게 웃어주던 그 아가씨의 고운 미소가 그런 경험이 없던 총각 가슴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그래서였겠지요. 순간적으로 떠오른 싫지 않은 생각... 못난 얼굴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괜찮게 보일 수도 있고 호감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선량하고 믿음직스레 보이기에 많은 사람 중에 하필 나에게 이런 부탁을 하는 것이리라... 그리고 얼마 후, 신기하게도 그런 내 생각은 사실로 증명되었습니다. 이 세상 누구보다도 내가 제일 멋지고 믿음직스럽다는 내 눈에 너무 예쁜 아내를 만나 결혼을 한 것이지요.
그런데... 몇 달 후 직장 사무실, 서울에 보낼 급한 서류가 있었는지 우리 과장님은 터미널에 갈 여직원에게 그 방법을 설명하고 계셨습니다. "아무나에게 부탁하면 안 돼, 잘 보고 골라야 되는거야." 이미 한 번, 그런 일에 선택 받은 경험이 있는 나는, 암, 믿음직한 사람이라야지... 생각하며 흐믓해하고 있는데 계속해서 들려 온 과장님의 무심한 목소리... "좀 이상하고 웃기게 생긴 사람을 찾아야 돼... 그래야, 전화로 설명하기도 쉽고 서울에서 그 사람 찾기도 쉽거든..."
그 날, 날 위로해 주던 착각의 끈을 그렇게 놓고 말았는데 날 보고 웃어주던 그 아가씨의 가슴 설레던 미소를 생각하며 아쉽지만 작은 위로로 삼아 겨우 마음을 진정하고 있는데 앞 자리에 있던 왕 고참 언니가 날린 마지막 한 마디...
"야야, 보레이... 젤로 중요한기 뭔가 아나... 거절 몬하고로 보자마자 살인미소 날려야 한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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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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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0 17:20: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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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모르는게 더 좋은 진실도 있지 말입니다. .. 웃기긴한테 웬지모를 슬픔 ...ㅠㅠ ... 스키나 타러 다녀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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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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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4 09:29: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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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무서운 사람들.. |